Q 유학포트폴리오 작품을 할 때 재료는 어떤 것을 써야하는지 알려주세요.

A 재료는 무엇을 쓰던지 상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연필, 콘테, 차콜, 파스텔, 수채, 아크릴, 유화 등을 쓰면 되구요.상황에 따라서는 비디오 작품을 포함해도 된답니다.  작품의 재료에 대해서는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어요.  

주의해야할 점은 작품은 몇 점 안되는데 위에 열거된 모든 재료와 수단을 마치 뷔페음식 차려 놓은듯이 마구 사용하시면 안돼요.  학교에서 보고 싶은것은 지원자가 미술재료에 대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고, 숙지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은 것이니까요.  

우리가 패리스 힐튼을 안타까워 하는 이유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너무 많은 아이템을 두르고 다니기 때문이잖아요.  미술에 대해 그리고 디자인에 대해 뭔가 아는 친구군 하는 인정을 받고 싶다면  케이트 모스처럼 과감하게 불필요한 아이템을 빼버리는 거랍니다.  

미술과 디자인에서 재료를 잘 사용하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는거 잊지 마세요.

 

Q 포트폴리오에서 관찰을 강조하는데 왜 그런지 설명해 주세요.

A 관찰은 모든 학문의 기초입니다. 미술이나 디자인이라고해서 다르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관찰을 통해 탄탄하게 길러진 실력이 아니라면 학교입학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혹시 입학이 되더라도 학교수업을 견디기 어려워요.  

여기서 관찰이라 함은 이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실제 대상, 모델, 풍경을 의미해요.  사진이나 이미 그려진 드로잉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에요.  뭐 그렇게 까다롭게 구느냐고 반문하고 싶기도 하겠지만 사진과 이미 그려진 드로잉을 흉내내는건 이미 죽은 대상물이니까요.  

관찰하세요.  그리고 또 관찰하세요. 살아숨쉬는 모든 것들을요.  처음엔 어려워서 지루하고 피하고 싶지만 살아있는 것들을 관찰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을 하다보면 반드시 생각한대로 마음먹은대로 그리고 만들어낼거에요.  

여러분 관찰하세요!

Q 스케치북을 제출해야하는지 알려주세요. 그리고 스케치북에는 어떤 것을 넣어야 하는지도 알려주세요.

A 물론 제출하는 것이 좋아요.  스케치북을 따로 제출하라는 말이 없을 경우에는 포트폴리오에 영감을 주었거나 작품의 디벨롭먼트의 과정으로 보여주어도 되구요. 스케치북은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스케치북은 다른 작품들과 달리 자신의 생각, 아이디어, 아이덴티티를 자유롭게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니까요.

포트폴리오의 작품들은 완성도가 높은 것을 제출하기 때문에 응집력있는 에너지를 분출하기는 하지만, 스케치북에는 포트폴리오 심자자에게 자신의 일상과 촘촘한 생각들을 좀더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거든요.  스케치북은 꾸준히 꼼꼼하게 쌓아만가면 지원자에게도 심사자가에게도 아주 매력적이에요.

주의할점은 스케치북은 오랜시간 꾸준히 한페이지 한페이지 시간을 들여서 해야돼요.  그렇지 않으면 제출하지 않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가져와요.  심사자들이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가 급조된 작품들이니까요.  오늘부터 당장 스케치북을 펼치고 자유롭게 무엇이라도 끄적여 보세요.

한 가지 더! 잘한 작품만 보여줄려고 스케치북을 중간에 뜯어내서 다시 엮으면 안돼요.  이런 행위는 정말 해서는 안되는 행위랍니다. 스케치북 크기요? 스케치북은 아이디어 스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정도면 되니까 손바닥 크기보다 살짝 큰 정도면 충분해요.

 

한국의 미대입시가 당신의 유학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한국학생들에게 미대입시란 대학입학을 위해서는 취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만, 대학입학후에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아가기 위해 벗어나야 할 숙제와 같다. 이 숙제는 미대를 졸업한 후에도 오랜시간 계속되는데, 사실 이 숙제를 완벽하게 끝내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세상의 모든것들을 진공청소기처럼 흡입하는 예민한 시기를 미대입시와 함께하기 때문이다. 한국 미대입시의 가장 큰 장점은 테크닉과 스킬을 정교하게 갈고 닦을 수 있는 것이고,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창의력과 독창성을 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다는데에 있다. 현대미술과 디자인에 필요한 창의력과 독창성이 한국작가들과 디자이너들에게 반짝이지 않는 이유도 미대입시가 큰 몫을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미술유학과 디자인유학을 준비하는 유학준비생들의 포트폴리오를 시시하고 지루하게 만드는 이유도 미대입시에 기초한다. 한국의 미대입시가 당신에게 미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한국의 미대입시는 주어진 주제에 따라 정형화된 테크닉과 스킬을 몇 시간안에 쏟아내는 시험이다. 미대입시생들은 대학입학을 위해 시험날짜를 받아두고, 정해진 주제와 테크닉을 외우고 훈련을 거듭하는 과정을 보통 2-3년 반복한다. 이 시기에 습득되는 여러 경험과 능력들은 미술과 디자인 세계를 바라보는 가장 근본적인 눈이 된다. 우리나라 미대입시생들이 미술과 디자인을 바라보는 1차적인 잣대는 테크닉과 스킬에서 나오는 셈이다. 그런데 이렇게 익힌 테크닉과 스킬이 대학에 입학하고, 사회에 진출하고, 유학을 준비하면서 자신에게 독이된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인식하게 된다. 왜냐하면 미대입시가 테크닉과 스킬로 바라보는 현대미술과 디자인은 시대착오적이기 때문이다. 현대미술과 디자인은 철저하게 창의력, 사고력, 독창성을 요구하는 동네다. 미술과 디자인을 시작하는 첫단추부터 이 개념들에 대한 기초체력을 키우지 못하면, 미술과 디자인분야에서는 영원히 아웃사이더일 수 밖에 없다.

한국학생들은 미술과 디자인 동네의 중심부로 다가가기 위해 한 번쯤은 유학을 생각해본다. 미대입시 준비생들, 미대생들, 둘 다 아닌 사람들 모두. 이들이 유학을 결심하고 패닉하는 순간이 몇 번 있는데, 그 중에 한 번이 포트폴리오의 존재를 인식할 때이다. 포트폴리오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막상 내가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는건 엄청난 스트레스인 탓이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쉽게 찾아가는 곳이 유학포트폴리오 학원이다. 학원에서 모든 경쟁력을 키운 학원키드 세대들에게는 당연한 반응이겠지만, 유학포트폴리오 학원에서 얻는 결과는 대체로 엉망이거나 그저그렇다. 대부분의 유학 포트폴리오학원은 한국 미대입시를 구조적으로 답습하고 있고, 서양의(대체로 미국이나 영국) 미술과 디자인교육을 표면적으로 모방하고 있다. 미술과 디자인분야에서 살아남는데 필요한 기초체력(창의력,사고력,독창성) 보다는 당장 눈앞의 성과에만(합격)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서 양산되는 포트폴리오 작품들은 미대입시를 거친 학생들의 작품들보다 테크닉과 스킬이 상당히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영국의 미술.디자인 정규교육기관에서(예: 아트&디자인 파운데이션) 훈련을 받은 학생들의 작품보다 생각의 표현력이 한참이나 뒤떨어진다. 미술유학과 디자인유학을 한번쯤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유학포트폴리오 학원을 이용할지 아닐지, 이용한다면 어떻게, 무엇을, 얼마나 이용할 것인지 묻고 따져보아야 한다.

유학준비생들은 포트폴리오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숙지하고 주의를 해야한다.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한국 미대입시의 경직성, 미대입시를 구조적으로 답습하고 서양의 미술.디자인교육을 표면적으로 모방하고 있는 유학포트폴리오 업계의 태생적 한계성, 그리고 이 두 가지에 대한 비판력없이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는 유학생들의 아둔함. 이제 유학포트폴리오 준비를 둘러싼 문제들은 충분히 숙지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이 문제들을 최대한 피해갈 수 있는 주의방법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 미대입시를 경험한 사람들은 자신의 테크닉과 스킬을 의심하지마라. 한국학생들의 테크닉과 스킬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테크닉과 스킬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그 자리에 자신과 대화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스케치하고, 현대미술과 디자인의 흐름을 읽는 연습을 해라. 그리고 미술과 디자인 분야의 대가들이 그랬듯이 여행을 많이 다녀라. 테크닉과 스킬로 가득찼던 두뇌가 어떤 생각도 뿜어낼 수 있을만큼 말랑말랑 해질 것이다.

둘째, 당신의 경쟁력이 포트폴리오 학원에서 길러진다고 착각하지마라. 경쟁력은 남들과 차별화될때 생기는 능력이다. 미대입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서양의 미술.디자인교육을 흉내만 내는 곳에서 당신이 갖춰나올 경쟁력은 없다. 외국 학교들은 한국 포트폴리오학원에서 준비한 포트폴리오에 매력도 못느끼고 심지어는 불합격의 사유를 주기도 한다. 이 포트폴리오들은 지루하고, 비슷하고, 경직되어 있는 작품들의 모음집라는 인상을 강하게 풍기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포트폴리오 학원들이 양산하는 포트폴리오 퀄리티의 현실이다. 미대입시를 경험했다면 혼자서도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수 있으니 학원을 이용할 필요가 사실은 없다. 그리고 미대입시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서양의 미술.디자인 정규교육기관에서 미술과 디자인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째, 합격만 생각하지말고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라. 한국의 20대들이 가지고 있는 성공에 대한 조급증은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상황에서도 드러난다. 이들은 당장 합격을 해야한다는 조급증에 휩싸여 주위를 비판력있게 바라보지를 않는다. 자신이 세운 유학목표와 목적은 잊어버리고 합격만이 인생의 목표가 되는것처럼 행동하지마라. 당신이 조급함에 주위가 산만해 질수록 당신이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당신의 유학목표가 합격만이 아니라면 앞으로 미술과 디자인분야에 필요한 기초체력을 충분히 갖추는 노력을 해야한다. 그러면 당신을 공황상태에 빠지게 했던 포트폴리오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것이고, 당신이 꼭 이루고 싶은 유학의 목표도 이루게 될 것이다.

* 유학포트폴리오에 대한 간략한 메모정도로 생각하고 쓰기 시작한 칼럼이 쓰다보니 한참 길어졌습니다.

미술유학.디자인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말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서 내용이 많아졌네요.

 

디자인유학플러스+를 방문하는 모든 분들,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분들의 멋진 유학생활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