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카의 거미, 필립스탁의 쥬시 살리프 그리고 에스프레소 머신에 대한 연상작용.

내가 왜 필립 스탁의 쥬시 살리프 레몬즙 짜개에 매료 되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말해주지 않으면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었을까?  군더더기 없이 뽑아놓은 머리와 다리의 날렵함 이었을까?  생뚱한 레몬즙 짜개라는 존재감 때문이었을까?  모두 아니다.  내가 이녀석한테 매력을 느낀 이유는 세계 7대 불가사의에 들어가는 페루사막의 광활한 그림 때문이었다.  그림이기는 하지만 여러 크기의 자갈을 이용해 정교하게 드로잉했다고 보는 편이 맞을듯 하다. 이 광활한 그림들은 비행기를 타고 한참을 올라가야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원숭이, 강아지, 공룡을 닮은 새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나에게 가장 신비로웠던 그림은 아마존의 거미다.  나스카 사막에 정교하게 그려진 아마존의 거미는 그곳에서는 한번도 발견된 적이 없다.  건조하기 이를데 없는 사막에서 그들은 왜 열대우림에서 사는 아마존의 거미를 그린것일까?  더욱이 이 거미그림에는 거의 생식기도 그려져 있는데, 이 거미의 생식기는 현미경으로 보아야 볼 수 있는 것이란다.  오호!  놀랍다. 나스카의 인디언들이 아마존까지 수학여행을 갔다온 것인지, 그리스의 아틀란티스 문명처럼 고도로 발달된 과학기술을 가져 현미경을 벌써 가졌던 것인지는 모르겠다.  왜 그린 것이냐에 대한 여러가지 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가장 납득이 되었던 설은 이것이다.  나스카 사막은 너무 건조해서 물이 아주 부족한 지역이었다.  시체를 묻어도 썩지않고 미이라가 될 정도니까.  그런데 이 사막은 바닷가 근처라서 특정기간에는 바닷물이 신기루처럼 사막으로 넘쳐들어 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나스카의 사람들은 넘치는 물을 수로를 통해서 저장을 하고 싶었고 그런 까닭에 이 거대한 그림을 그려 가상의 수로처럼 사용했다는 것이다.  비록 사용할 수는 없는 물이라고 하더라도 머릿속에서는 홍수를 맛보고 싶었던것 같다.  중국의 만리장성이 오랑캐를 막는데 그다지 효과는 없어 보여도 국민들에게는 심리적 안정을 주는 상징물이었듯이 말이다.  이런면에서 보면 전국의 국경을 맨몸으로 보초를 서며 외세의 침략을 막아냈던 스파르타의 국민들은 진정 강심장인듯하다.  쥬시 살리프 이야기 하다가 너무 멀리 와버렸다. 사실 다음에 소개할 녀석을 꺼내기 전에 깃털처럼 살짝 이야기를 던지고 싶었던 것인데… 이게 다 나스카의 거미 네 놈 때문이다!

 

필립스탁 쥬시살리프
한때 CSI의 길반장처럼 거미에 푹 빠졌던 적이 있었다. 가끔은 태생이 곤충이었는데 적자생존마냥 다리 두개를 떼어내 거미류로 진화한건 아닐까 하는 상상도 했었다. 사진은 나스카 사막에서 그려진 아마존의 거미다. 보고있으면 주술적 에너지가 느껴진다.]

 

커피는 뭐든지 다 좋다.  카페인 함량 최고를 자랑하는 도서관의 자판기 커피부터 갓 로스팅해서 거품이 잔뜩 올라오는 드립커피까지 다 좋다.  내 인생에서 커피는 계속 같이 있었다.  너바나에 빠져 세상의 모든 음악은 얼터너티브 록이어야 한다고 착각하며 살았을 때에도, 마법같은 드가의 그림을 보고 그 감동을 어쩔 줄 몰라 서성일 때에도, 긴 터널 안으로 내가 빨려들어가는 걸 알면서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을 때에도 그랬다.  오래된 만년필처럼 묵묵히 내 옆에 서 있는 커피가 참 고맙다.   한때는 물온도 맞춰가면서 까탈스럽게 커피를 내려마셨던 적도 있지만, 어쩔 수 없는 귀차니즘 때문에 요즘은 에스프레소 머신에 기대산다.  에스프레소 머신 덕분에 커피는 내 일상을 더욱 파고 들고 있다.  야외에서도 이 맛을 즐기고 싶으니 말이다.  야외에서 쓸만한 에스프레소 머신을 찾아보니까 맘에들면 가격이 비싸고 저렴하면 하나같이 정수기 필터처럼 생긴것이 대체로 별로였다.   프레소라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찾아내기 전까지는 그랬다.  프레소를 보면 눈을 떼기 어렵다.  너무 가지고 싶게 생겼기 때문이다.  덩치 큰 쥬시 살리프라고 할까?  프레소는 사용법도 매우 간단하다.  우선 커피추출 모든 과정이 수동이다.  물을 채우고 커피를 갈아서 양쪽 다리로 몇 번 펌핑만 하면된다.  추출과정이 수동이기 때문에 손으로 누르는 힘에 따라 커피의 맛도 달라진다고 한다.  기계 사용에 익숙해지면 미묘하게 다양한 커피맛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프레소에서 나온 에스프레소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괜찮다는 반응이다.  캡슐로 내리는 네스프레소보다는 프레소가 낫다는 사람도 있고, 맛에 대해 예민하게 굴지 않는다면 굳이 비싼 머신을 들여놓을 필요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불켜놓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타들어가는 커피맛을 자랑하는 일반 커피머신보다 위생적이라고 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가격은 미화 $150불이다.  디자인, 맛, 가격에서 골고루 괜찮다면 이제는 카드 꺼낼일만 남았다.   “거미처럼 생겨서 우아한 디자인을 하고서 아침에 커피 내리는데 최적이다.” 어느 에디터가 프레소를 평한 말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프레소 에스프레소머신
강바람 맞으며 갖뽑은 에스프레소를 먹으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프레소를 개발한 영국 디자이너 패트릭 헌트의 아이디어가 빛난다. 영국 썬데이 타임즈에서 이번주의 가전제품에 소개되기도 했다.]

 

프레소 에스프레소 아이스크림
프레소를 손에 넣으면 가장 먼저 해볼 생각인 비엔나 커피. 아이스크림 냉장고에서 갓 꺼낸 W콘,B콘을 달랑 컵에 떨어 뜨려서 해봐야지.

 

 

프레소 사용법.  유튜브는 보물섬같다.  찾으면 뭐든지 나온다.가끔 서양애들의 광고전략이 꽤 명석하다고 느낄때가 종종있는데,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티 안나고 브릴리언트하게 치고 빠진다. 바이럴마케팅 외치는 한국기업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제발 홈쇼핑에서나 나올법한 어디로 숨고싶은 연기 좀 사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