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에서 장학금이라는 신기루.

장학금? 받으면 좋다. 너무 좋다. 그런데 미술유학과 디자인유학에서 제대로 된 장학금을 받기란 참 어렵다. 한국에서 미술이나 디자인분야로 장학금을 제공하는 장학금 제도가 거의 전무하다. 게다가 외국학교들에서 주는 장학금은 내가 내는 학비에 비해 간에 기별도 안갈만큼 짜다. 미국아트스쿨의 평균 학비가 $40,000불이 넘는데 장학금은 7,000-8,000불 내외다. 장학금이라는 명목은 언제나 강조하지만 그냥 프로모션 정도다. 영국은 거의 장학금 제도가 없다. 간혹 일부 장학금 제도가 잘 되어 있는 학교들이 장학금을 주기는 하지만 그냥 일부다.

요즘 미국학교들은 한 학생에게 많은 장학금을 주기 보다는 여러 학생들에게 고루 나눠주는 정책을 쓰고 있다. 몇 년전 까지만 해도 잘하는 학생 몇 명에게 장학금을 몰아주기로 학교 홍보를 자주했었는데 요즘은 그 반대다. 여러 학생들에게 고루 나눠주고 장학금을 받았다는 기분도 좋게 만들어 자신의 학교로 오도록 하는 효과를 노린다. 당신이 기대하는 상당한 금액의 장학금은 이제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

역설적이게도 유학비용이 빠듯한 학생일수록 참 허상을 꿈꾼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의 명성, 이름난 학교에서 공부하기, 상당한 장학금 같이 닿을 수 없는 것에 메달린다. 매년 이런 학생들을 보는데 유학이 당장은 내것이 될 수 없지만 꿈이라도 크게 꿔보자라는 마음이라는 걸 잘안다. 누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유학준비 얼마 안했는데 매년 몇 만불의 장학금을 받았다더라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나와 동일시를 하면서 걔도 하는걸 내가 왜 못해라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차게 된다. 그러면 나는 어느새 뉴욕의 아트스쿨에 영국의 왕립미술학교에 가 있다.

그런데 그러지마라. 나의 재정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봐라. 돈? 중요하다. 왜 안중요하겠는가. 특히 유학에서는 정말 중요하다. 한 마디로 돈 없으면 유학생활하다가 중도에 돌아와야 한다. 속물적이라고 생각하지마라.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당신은 뻔뻔해지는거다. 돈은 없는데 유학을 꼭 가고 싶으면 한국에서 벌어서 가던가 아니면 내 재정상황에 맞는 국가와 학교를 선택해라. 어디서든 당신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며 상당한 경험들을 할 수 있다.

미술유학과 디자인유학에 있어서 진정한 장학금은 신기루와 같은 것이다.(해당국가의 영주권자와 시민권자는 제외하고.) 이 신기루를 바라보고 걸어가면 진짜 오아시스는 만날 수 없다. 장학금은 받으면 좋은거지만 받지 못한다고 해서 유학이 힘들어진다면 다시 유학플랜을 짜기 바란다. 당신은 유학에 있어서 현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당신의 인생을 걸고 모험을 해야 하는 주체니까 말이다.